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은 왜 늘어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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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은 왜 늘어날까요?

얼마 전 강의에서 “배출권을 돈 주고 사면 온실가스를 마음대로 배출해도 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뉴스에서 ‘유상할당 확대’라는 말을 들으면 그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배출권거래제는 먼저 배출할 수 있는 총량을 정하고, 그 안에서 기업별 배출권을 나누는 제도입니다. 유상할당은 그 배출권의 일부를 기업이 경매에서 비용을 내고 확보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유상할당은 배출권을 어떻게 나눠 주는 방식일까요?

배출권 한 단위는 온실가스 1톤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에 해당합니다. 제도에 참여하는 기업은 실제 배출량에 맞는 배출권을 제출해야 합니다. 부족하면 경매나 시장 거래 등을 통해 확보하고, 남으면 다른 기업에 팔 수 있습니다. 정부가 대가 없이 배분하는 것은 ‘무상할당’, 경매로 공급하는 것은 ‘유상할당’입니다.

가령 한 기업에 필요한 배출권을 100개로 잡고 그중 15개를 유상할당한다고 해보죠. 85개는 무상으로 받고, 나머지 15개는 비용을 들여 확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실제 배출량이 100을 넘으면 초과분에 해당하는 배출권도 더 필요합니다. 반대로 배출량을 줄이면 필요한 배출권 수가 줄어듭니다. 유상할당 비율은 배출량에 붙는 세율이 아니라, 배출권을 처음 공급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숫자입니다.

왜 유상할당 비율을 높여 왔을까요?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는 2015년 시작됐습니다. 첫 계획기간에는 배출권을 모두 무상으로 배분했습니다. 제도가 자리 잡을 시간을 준 셈입니다. 이후 유상할당이 도입됐고,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3차 계획기간에는 발전 부문에 10%의 유상할당 비율이 적용됐습니다.

유상할당을 늘리려는 이유는 배출에 비용을 매겨 감축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배출권 가격이 낮고 시장에 남는 배출권이 많으면, 기업으로서는 설비를 바꾸는 비용보다 배출권을 확보하는 비용이 작을 수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5년 11월, 3차 계획기간 말의 배출권 잉여량을 약 1억 4,700만 톤으로 예상하고 당시 가격을 톤당 약 1만 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수치는 당시의 예상치와 가격이지, 지금의 잉여량이나 거래가격은 아닙니다.

다만 유상할당 비율만 올린다고 감축량이 같은 폭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배출권의 전체 공급량, 경매 낙찰가격, 기업의 설비 교체 여건도 함께 작용합니다. 비용이 먼저 늘고 감축 설비 도입은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2026년부터 업종별로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정부는 2025년 11월 11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4차 계획기간의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을 확정했습니다.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은 2026년 15%, 2027년 20%, 2028년 30%, 2029년 40%, 2030년 50%로 단계적으로 올라갑니다. ‘2030년 50%’라는 숫자를 모든 기업에 곧바로 적용되는 비율로 읽으면 실제 제도와 달라집니다.

발전 이외 부문에는 다른 기준이 적용됩니다. 철강·석유화학·시멘트·정유·반도체 등 국제 경쟁을 고려한 업종은 100% 무상할당을 유지합니다. 그 밖의 발전 외 부문에는 15%의 유상할당 비율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100% 무상할당은 해당 기업이 배출권을 구입할 일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배출량이 보유한 배출권보다 많으면 부족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4차 계획기간의 배출허용총량은 5년간 25억 3,730만 톤입니다. 2025년 12월에는 772개 기업을 대상으로 예비분을 제외한 사전할당량 23억 6,299만 톤을 정했습니다. 두 숫자가 다른 것은 하나는 계획기간의 배출허용총량이고, 다른 하나는 예비분을 뺀 기업 대상 사전할당량이기 때문입니다. 유상할당 배출권은 정부가 보유하다가 경매로 공급합니다.

찬반 논거는 어디에서 갈릴까요?

확대에 무게를 두는 쪽은 무상 배분이 많을수록 배출 비용이 기업의 투자 판단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배출권을 경매로 공급하면 감축 설비의 경제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정부는 유상할당 확대에 따른 추가 수입을 기업의 탈탄소 전환 지원에 쓰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쪽은 발전 비용과 산업 경쟁력을 걱정합니다. 발전사가 경매 비용을 더 부담하면 그 비용이 전기요금에 얼마나 반영될지 살펴야 합니다. 수출 기업은 해외 경쟁업체와 탄소 비용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제기합니다. 실제 부담은 배출권 가격, 전기요금 결정, 지원사업의 규모와 집행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지금 한 방향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볼 숫자는 발표된 비율 하나만이 아닙니다. 한국거래소가 공개하는 경매 결과와 거래가격, 기업의 실제 배출량, 정부의 지원 집행 실적을 함께 봐야 합니다. 유상할당이 늘어난 뒤 기업이 배출권을 더 샀는지, 설비를 바꿔 배출을 줄였는지까지 확인해야 제도의 효과를 차분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은 왜 늘어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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