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상임이사국 국가는 왜 다섯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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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상임이사국 국가는 왜 다섯일까요?

강의에서 유엔 뉴스를 읽다 보면 비슷한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회원국이 193개인데, 왜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은 다섯 나라뿐일까요? ‘상임’이라는 말부터 풀면 구조가 보입니다. 이 자리는 선거로 임기를 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유엔 헌장에 지정된 자리입니다.

다섯 나라는 어디이고, 어떤 권한이 있나요?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줄여서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은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미국입니다. 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에 일차적 책임을 지는 유엔 기관입니다. 전체 의석은 15개입니다. 상임이사국 5개국 외에 10개국은 총회에서 선출하며, 임기는 2년입니다. 따라서 ‘유엔 상임이사국 국가’라는 표현은 유엔 전체를 대표하는 다섯 나라가 아니라 안보리의 고정 의석을 가진 다섯 나라를 가리킵니다.

다섯 나라에만 주어진 특별한 권한은 거부권입니다. 안보리가 제재나 분쟁 대응 같은 실질적 사안을 의결하려면 15개 이사국 가운데 최소 9개국이 찬성해야 합니다. 그 표를 채워도 상임이사국 한 나라가 반대표를 던지면 해당 안건은 통과되지 않습니다. 반면 회의 진행 등 절차적 사안에는 이 거부권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임이사국의 기권도 반대표와 다릅니다. 찬성표가 9표 이상이면, 상임이사국이 기권해도 실질적 안건이 채택될 수 있습니다.

왜 1945년의 구성이 지금까지 이어졌을까요?

출발점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입니다. 유엔 헌장은 1945년 6월 26일 서명됐고, 같은 해 10월 24일 발효됐습니다. 창설 당시 안보리는 상임이사국 5개국과 선출직 6개국, 모두 11개국으로 구성됐습니다. 당시 국제 질서에서 큰 역할을 맡은 나라들이 새 기구의 평화·안전 체제에도 계속 참여하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거부권 역시 그 설계의 일부였습니다.

이후 유엔 가입국이 늘면서 선출직 의석을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습니다. 총회는 1963년 안보리 확대를 위한 헌장 개정을 채택했고, 개정안은 1965년 8월 31일 발효됐습니다. 선출직 의석은 6개에서 10개로, 안보리 전체는 11개에서 15개로 늘었습니다. 의결에 필요한 찬성표도 7표에서 9표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상임 의석의 수는 다섯 개로 유지됐습니다.

나라 이름이 바뀐 경위도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1945년의 ‘중국’ 의석은 당시 중화민국 정부 대표가 맡았습니다. 1971년 10월 25일 유엔 총회가 결의 2758호를 채택한 뒤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대표가 중국 의석을 맡게 됐습니다. 소련의 경우 러시아가 1991년 12월 24일 서한으로 유엔 회원 자격과 안보리 의석을 계속 이어간다고 통보했습니다. 유엔 기록은 러시아가 새 회원국 가입 신청을 하지 않았고, 당시 그 지위가 이의 제기 없이 이어졌다고 설명합니다. 두 사례 모두 상임 의석을 새로 하나씩 만든 일은 아닙니다.

거부권은 실제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거부권은 표결 결과를 바꿉니다. 14개국이 찬성하고 상임이사국 1개국이 반대해도 실질적 안건은 채택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상임이사국이 모두 찬성해도 전체 찬성이 9표에 못 미치면 통과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부권 때문에 부결됐다’는 말과 ‘찬성표가 부족해 채택되지 않았다’는 말은 서로 다른 상황입니다. 안보리 보도를 읽을 때 표결 숫자와 반대표를 던진 나라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거부권이 행사됐다고 유엔의 논의까지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유엔 총회는 2022년 4월 26일 결의 76/262호를 채택했습니다. 같은 사안을 놓고 긴급 특별회기를 열지 않는 경우, 안보리에서 거부권이 행사되면 총회가 근무일 기준 10일 안에 회의를 열어 해당 사안을 토론하도록 한 절차입니다. 다만 총회의 토론이 거부권으로 막힌 안보리 결정을 자동으로 되살리지는 않습니다. 결정 권한과 공개 토론의 역할이 서로 다릅니다.

상임 의석을 늘리자는 논의는 왜 어려울까요?

확대를 주장하는 쪽은 1945년의 구성만으로 지금의 국제사회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특히 아프리카처럼 상임 의석이 없는 지역의 대표성과 선출직 국가의 참여 범위를 문제로 제기합니다. 반면 의석 확대에 신중한 쪽은 이사국이 많아질수록 긴급한 사안에서 합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봅니다. 상임 의석을 늘리더라도 새 상임이사국에 거부권을 줄지, 지역별 의석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절차도 간단하지 않습니다. 유엔 헌장 108조에 따르면 헌장 개정에는 총회 회원국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발효되려면 다시 회원국 3분의 2가 자국 절차에 따라 비준해야 하고, 여기에는 상임이사국 다섯 나라 모두가 포함됩니다. 현재의 안보리 구성을 바꾸는 데 기존 상임이사국의 동의가 필요한 셈입니다. 그래서 개편 논의는 ‘몇 자리를 더 만들 것인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누구에게 어떤 권한을 줄지까지 합의해야 합니다.

상임이사국 다섯 나라의 이름을 외우는 것보다 그 의석이 생긴 시점과 표결 규칙을 함께 기억하는 편이 뉴스를 읽는 데 유용합니다. 안보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때도 찬성표가 부족했는지, 거부권이 쓰였는지에 따라 경위가 달라집니다. 그 차이를 확인하면 짧은 헤드라인 뒤에 놓인 제도의 움직임이 조금 더 또렷해집니다.

유엔 상임이사국 국가는 왜 다섯일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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