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 위치가 왜 헤이그일까요?

Last Updated :
국제형사재판소 위치가 왜 헤이그일까요?

뉴스에서 국제형사재판소의 체포영장 소식을 들으면 지도를 먼저 떠올리는 분이 있습니다. 법원이 어디에 있기에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일을 다루는 걸까요. 국제형사재판소 위치는 네덜란드 헤이그입니다. 다만 주소를 아는 것과 그 법원이 사건을 맡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헤이그 어디에 있나요?

국제형사재판소, 줄여서 ICC의 본부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아우데 발스도르퍼베흐 10번지에 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가 안내하는 방문 주소의 우편번호는 2597 AK입니다. 헤이그 북쪽, 북해와 가까운 지역에 자리한 건물입니다.

이 위치는 단순한 사무실 주소가 아닙니다. 재판소의 설립 근거인 로마규정 제3조는 재판소의 소재지를 네덜란드 헤이그로 정했습니다. 같은 조항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다른 곳에서도 재판을 열 수 있도록 합니다. 따라서 ‘본부가 헤이그에 있다’는 말이 ‘모든 절차가 반드시 헤이그에서만 이뤄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 쓰는 건물에 처음부터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재판소는 출범 뒤 헤이그의 임시 건물에서 일하다가 2015년 12월 14일 현재의 전용 건물로 이전을 마쳤습니다. 한 도시 안에서도 근무 장소가 바뀐 셈입니다. 오래된 기사에 나온 건물 사진과 지금의 사진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헤이그 재판소는 언제 생겼나요?

시간을 짚으면 이름도 덜 낯설어집니다. 여러 나라가 1998년 7월 17일 로마에서 국제형사재판소의 설립 근거인 로마규정을 채택했습니다. 규정은 2002년 7월 1일 발효했고, 이때 상설 재판소가 출범했습니다. ‘로마규정’이라는 이름 때문에 본부도 로마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규정이 채택된 도시와 재판소의 소재지는 다릅니다.

ICC는 집단살해죄, 인도에 반한 죄, 전쟁범죄, 침략범죄를 다룹니다. 여기서 재판 대상은 국가 자체가 아니라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지목된 개인입니다. 또 재판소가 생기기 전의 모든 사건을 거슬러 맡는 것도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관할 시점은 로마규정이 발효한 2002년 7월 1일 이후이며, 각 사건에는 적용되는 규정과 조건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침략범죄에는 다른 세 범죄보다 추가적인 관할 조건도 붙습니다.

이런 조건을 둔 까닭은 ICC가 세계의 모든 범죄를 맡는 단일 형사법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로마규정은 각 나라의 형사사법 절차를 우선에 놓습니다. 해당 국가가 진정으로 수사하거나 기소할 의사 또는 능력이 없을 때 ICC가 사건을 맡을 수 있다는 원칙을 ‘보충성’이라고 부릅니다. 재판소의 위치보다 이 원칙이 실제 사건의 진행을 이해하는 데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같은 도시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헤이그에는 이름이 비슷한 국제사법재판소, ICJ도 있습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평화궁에 자리하며 유엔의 주요 사법기관입니다. 나라 사이에 제기된 법적 분쟁을 판단하고, 권한 있는 유엔 기관 등의 요청에 법률 문제에 관한 권고적 의견을 냅니다. 반면 국제형사재판소는 로마규정에 따라 개인의 형사책임을 다룹니다.

이를테면 두 나라 사이의 조약 해석을 두고 법적 분쟁이 생긴 경우와, 무력충돌 중 특정 개인에게 전쟁범죄 혐의가 제기된 경우는 질문부터 다릅니다. 앞의 사례는 국가 간 분쟁이라는 점에서 ICJ의 역할을 떠올릴 수 있고, 뒤의 사례는 관할 조건을 충족하는지에 따라 ICC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두 재판소가 모두 헤이그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같은 기관이나 같은 절차라고 보면 기사를 잘못 읽기 쉽습니다.

헤이그에서 체포영장을 내면 바로 집행되나요?

재판소의 소재지와 영장의 집행 장소도 구분해야 합니다. ICC에는 자체 경찰력이 없습니다. 재판관이 체포영장을 발부해도 피의자를 실제로 체포하고 재판소에 넘기는 과정에는 국가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국제형사재판소도 체포와 인도에서 각국의 협력에 의존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영장 발부 소식은 중요한 절차의 시작이지만, 곧바로 신병 확보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사건이 ICC에 이르는 길 역시 하나가 아닙니다. 로마규정 당사국의 영토에서 발생했거나 당사국 국민과 관련된 범죄 등이 관할의 근거가 될 수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회부가 근거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가가 별도로 재판소의 관할권을 수락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어느 경로에 해당하는지, 문제 된 행위가 언제 일어났는지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국제형사재판소 위치를 기억할 때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헤이그는 재판소가 일하는 중심지이고, 실제 사건은 발생 장소와 시점, 관할 근거, 각국의 협력 속에서 움직입니다. 같은 도시의 두 재판소가 서로 다른 질문을 다룬다는 점까지 함께 떠올리면 국제뉴스의 문장이 조금 더 또렷하게 읽힙니다.

국제형사재판소 위치가 왜 헤이그일까요? - 요약
국제형사재판소 위치가 왜 헤이그일까요? | 퍼스트코리아뉴스 : https://firstkoreanews.com/15721
퍼스트코리아뉴스 © firstkoreanews.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