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거래제 반대는 왜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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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거래제 반대는 왜 나올까요?

강의에서 탄소배출권 이야기가 나오면 이런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는데, 기업이 배출권을 사게 하면 그 비용은 누가 감당하느냐는 겁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반대’라는 말에는 제도 자체를 없애자는 주장도 있고, 기업에 주는 배출권을 줄이는 속도를 늦추자는 주장도 섞여 있습니다. 먼저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부터 짚어야 논쟁이 또렷해집니다.

배출권은 무엇을 사고파는 걸까요?

정부는 일정 기간 기업들이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정하고, 대상 기업에 배출권을 배분합니다. 기업은 실제 배출량만큼 배출권을 제출해야 합니다. 배출량이 배분받은 양보다 적으면 남은 배출권을 팔 수 있고, 많으면 부족한 만큼 사야 합니다. 배출권 1톤은 여러 온실가스의 영향을 이산화탄소 1톤의 영향으로 환산한 양을 뜻합니다.

가령 한 기업이 배출권 10만 톤을 받았는데 실제로 9만 톤을 배출했다면 1만 톤이 남습니다. 반대로 11만 톤을 배출했다면 1만 톤이 부족합니다. 이 예시는 거래 원리를 보여줄 뿐, 기업이 실제로 지급할 금액을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비용은 배출권 가격뿐 아니라 처음 받은 양, 실제 배출량, 보유한 배출권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국은 2015년 이 제도를 시작했습니다. 한국환경공단 안내에 따르면 적용 대상은 원칙적으로 기준이 되는 3년 동안 연평균 배출량이 12만 5천 톤 이상인 업체, 또는 연평균 2만 5천 톤 이상을 배출하는 사업장을 하나 이상 가진 업체 등입니다. 모든 가게와 가정이 배출권을 직접 사고파는 제도는 아닙니다.

왜 지금 반대 목소리가 커졌을까요?

2026년부터 2030년까지는 네 번째 계획기간입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5년 11월 확정한 계획에서 이 기간의 배출허용총량은 25억 3,730만 톤입니다. 같은 해 12월에는 대상 업체 772곳에 5년간의 배출권 23억 6,299만 톤을 사전 할당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숫자는 같지 않습니다. 허용총량 전체와 기업에 미리 할당한 물량은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논쟁의 중심에는 ‘유상할당’이 있습니다. 배출권을 무료로 받는 비율을 줄이고 경매 등으로 사야 하는 비율을 늘리는 방식입니다. 정부 계획상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은 2030년에 50%까지 단계적으로 올라갑니다. 철강·석유화학·시멘트처럼 해외 기업과 경쟁하는 주요 업종은 탄소누출 우려를 고려해 무상할당을 유지합니다. 탄소누출은 국내의 배출 비용이 높아지면서 생산이 규제가 느슨한 나라로 옮겨가고, 온실가스 배출은 다른 곳에서 계속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여기서 ‘100% 무상할당’을 ‘배출한 만큼 제한 없이 무료로 받는다’는 뜻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정해진 할당량을 돈을 내지 않고 받는다는 뜻입니다. 실제 배출량이 그보다 많으면 부족분을 구해야 합니다. 산업계가 구매 부담을 걱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얼마를 사야 할지는 생산량과 감축 실적, 배출권 가격에 따라 달라지므로 비용 전망치를 확정된 청구서처럼 볼 수는 없습니다.

반대와 찬성은 각각 무엇을 걱정할까요?

반대하는 쪽은 감축 설비를 바꾸는 데 시간과 돈이 든다고 말합니다. 철강 공정처럼 설비의 수명이 길고 대체 기술을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업종에서는 배출권 구매비와 설비 투자비가 한꺼번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발전 부문의 비용이 전기요금에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심사입니다. 다만 기업의 비용이 소비자 가격으로 옮겨가는 정도는 요금 결정 방식과 시장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제도를 유지하거나 강화해야 한다는 쪽은 배출에 가격이 붙어야 감축 투자도 경제적 선택이 된다고 봅니다. 기업이 배출권을 계속 싸게 구할 수 있다면 설비를 바꿔 배출량을 줄일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총량을 정해두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기업에 배분하는 양과 시장에 공급하는 양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두 쪽 모두 실제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 부담이 크다’와 ‘배출권 가격이 너무 낮다’는 말은 서로 다른 조건에서 동시에 나올 수 있습니다. 특정 업종에는 부담이 커도 시장 전체에서는 배출권이 넉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 역시 2025년 산업계의 배출권 부족 전망에 대해 기존 잉여분과 추가 할당 가능성 등을 들어 다른 추정을 제시했습니다. 전망이 엇갈릴 때는 가정부터 비교해야 합니다.

앞으로 어떤 숫자를 봐야 할까요?

첫째는 실제 배출량과 할당량의 차이입니다. 기업이 무료로 받은 비율만 보면 추가 구매가 필요한지 알 수 없습니다. 둘째는 배출권 가격과 거래량입니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거래가 드물면 기업이 필요한 때 배출권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셋째는 감축 투자입니다. 유상할당으로 걷은 돈이 설비 전환을 지원하는 데 쓰이고, 그 결과 배출량이 줄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2026년 이후의 결과는 아직 쌓이는 중입니다. 생산이 늘고 감축 기술 도입이 늦어지면 부족분을 사야 하는 기업이 늘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설비 전환이 진행되고 배출량이 줄면 부담은 예상보다 작을 수 있습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반대 논쟁을 볼 때 저는 찬반 구호보다 업종별 배출량, 실제 구매량, 감축 실적을 먼저 보게 됩니다. 그 숫자들이 제도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줄 테니까요.

탄소배출권 거래제 반대는 왜 나올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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