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계산은 왜 복잡할까요?

얼마 전 강의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계산해 달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정당 득표율에 비례 의석 46석을 곱하면 될 것 같지만, 준연동형에서는 지역구 당선인 수까지 함께 봅니다. 같은 득표율을 얻어도 지역구에서 몇 석을 차지했느냐에 따라 비례 의석 계산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준연동’은 무엇을 절반만 연결한다는 뜻일까요?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지역구 후보에게 한 표, 비례대표 정당에 한 표를 던집니다. 병립형이라면 지역구 결과와 별개로 비례 의석을 정당 득표비율에 따라 나눕니다. 연동형은 정당 득표비율에 맞는 전체 의석을 먼저 계산한 뒤, 이미 얻은 지역구 의석을 빼고 부족한 몫을 비례 의석으로 채우는 방식입니다.
준연동형은 그 부족분의 50%를 첫 계산에 반영합니다. 가령 어떤 정당이 정당 득표비율상 전체 60석에 해당하고 지역구에서 40석을 얻었다면, 차이인 20석의 절반인 10석이 연동배분의 출발점입니다. 다만 이것이 곧 최종 비례 의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연동배분의석을 모두 합친 뒤 비례 의석 총수와 비교해야 합니다.
이 방식은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도입돼 2020년 4월 제21대 총선에 처음 적용됐습니다. 당시에는 비례 의석 47석 가운데 30석에만 준연동 계산을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별도로 배분하는 한시적 특례가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문에 따르면 이 특례는 제21대 총선에만 적용됐습니다. 따라서 2024년 제22대 총선을 설명하면서 ‘30석만 연동하고 16석은 따로 나눈다’고 말하면 시기가 다른 규칙을 섞게 됩니다.
2024년 총선 기준 계산 순서는 어떻게 될까요?
2024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지역구 254명, 비례대표 46명을 선출했습니다. 당시 공직선거법상 비례 의석 배분 대상은 전국 비례대표 유효투표의 3% 이상을 얻었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이었습니다. 여기서 계산에 쓰는 ‘득표비율’은 전체 유효투표 중 해당 정당의 몫과 다릅니다. 배분 대상 정당들이 얻은 표만 합한 뒤, 그 합계에서 각 정당의 표가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연동배분의 출발점은 ‘전체 의석 300석에서 배분 대상 정당이 추천하지 않은 지역구 당선인 수를 뺀 값’에 해당 정당의 득표비율을 곱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 정당의 지역구 당선인 수를 빼고 50%를 적용합니다. 무소속 당선인 등이 있으면 처음에 쓰는 전체 의석 수가 300보다 작아지는 셈입니다. 계산 결과는 법에서 정한 방식으로 반올림하며, 1석 미만이면 연동배분의석은 0석입니다.
이렇게 구한 정당별 연동배분의석의 합이 46석보다 적으면 남은 의석을 득표비율에 따라 추가로 나눕니다. 반대로 합이 46석을 넘으면 각 정당의 연동배분의석 비율에 맞춰 46석 안으로 조정합니다. 남은 의석을 나눌 때는 정수 몫을 먼저 배정하고, 남는 자리에는 소수점 이하가 큰 정당부터 1석씩 배정합니다. 그래서 득표율과 지역구 의석만 보고 최종 비례 의석을 바로 읽을 수는 없습니다.
숫자를 넣으면 의석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계산을 따라가기 위해 가상의 선거를 놓아보겠습니다. 전체 300석 중 지역구 254석, 비례대표 46석이며 무소속 지역구 당선인은 없다고 가정합니다. 배분 대상은 가·나·다 세 정당뿐이고, 세 정당의 표만으로 계산한 득표비율은 각각 50%, 30%, 20%입니다. 지역구에서는 가 130석, 나 80석, 다 44석을 얻었습니다. 실제 선거 결과를 재현한 숫자는 아닙니다.
- 가 정당: 300석의 50%는 150석입니다. 지역구 130석을 빼면 20석, 여기에 50%를 적용하면 연동배분의석은 10석입니다.
- 나 정당: 300석의 30%는 90석입니다. 지역구 80석을 빼면 10석, 절반인 5석이 연동배분의석입니다.
- 다 정당: 300석의 20%는 60석입니다. 지역구 44석을 빼면 16석, 절반인 8석이 연동배분의석입니다.
세 정당의 연동배분의석을 합하면 23석입니다. 비례 의석 46석 중 23석이 남습니다. 이를 득표비율 50%, 30%, 20%로 다시 나누면 가 11.5석, 나 6.9석, 다 4.6석입니다. 먼저 정수 몫인 11석, 6석, 4석을 주면 2석이 남습니다. 소수점 이하가 큰 나와 다에 각각 1석을 더해 잔여배분은 가 11석, 나 7석, 다 5석이 됩니다.
연동배분과 잔여배분을 합친 최종 비례 의석은 가 21석, 나 12석, 다 13석입니다. 합계도 46석입니다. 다 정당은 득표비율이 20%이지만 지역구 의석이 상대적으로 적어 비례 의석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이 예시에서는 무소속 당선인과 배분 대상에서 제외되는 정당이 없어서 계산이 비교적 단순합니다.
지금도 3%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는 날짜가 중요합니다. 헌법재판소는 2026년 1월 29일, 비례대표 득표율 3% 이상 또는 지역구 5석 이상인 정당에만 의석을 배분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전체에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앞의 3%·5석 요건은 2024년 총선에 적용된 기준을 설명한 것이지, 앞으로의 선거에 그대로 적용할 확정 기준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조문에 문구가 표시돼 있더라도 위헌 결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제도를 평가할 때도 두 숫자를 나눠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동률 50%는 지역구 결과와 정당 득표 사이의 차이를 일부 보완하려는 장치입니다. 동시에 비례 의석 자체가 46석으로 정해져 있어, 계산상 부족분을 모두 채우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 또 지역구 후보를 낸 정당과 별도의 비례 정당이 참여하면 각 정당의 지역구 의석을 따로 계산하므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제도에 관한 의견이 갈리더라도, 어느 선거의 규칙인지와 실제로 계산에 들어간 표·의석을 먼저 맞춰 보면 논의가 훨씬 분명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