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왜 복잡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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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왜 복잡할까요?

선거가 끝난 뒤 강의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있습니다. “비례대표 정당에 표를 줬는데, 왜 득표율만큼 의석을 얻지 못했나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긴 이름보다 이 질문에서 출발하는 편이 제도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연동’은 무엇을 연결한다는 뜻일까요?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에게 한 표, 비례대표 정당에 한 표를 던집니다. 지역구에서는 각 선거구의 최다 득표자가 당선됩니다. 비례대표 의석은 정당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나눕니다. 두 결과를 어떻게 연결할지가 선거제도의 차이를 만듭니다.

병립형이라면 비례대표 의석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지역구 결과와 따로 배분합니다. 연동형은 정당 득표율에 비추어 그 정당이 전체 국회에서 차지할 의석을 계산한 뒤, 이미 얻은 지역구 의석을 고려해 비례대표 의석을 채웁니다. 준연동형은 그 부족분을 전부 채우지 않고 일부만 반영합니다. 우리 공직선거법의 연동 비율은 50%입니다.

이를테면 계산을 단순화해, 어떤 정당의 비례대표 득표비율에 해당하는 전체 의석이 30석이고 지역구 당선자가 10명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차이인 20석에 50%를 적용하면 먼저 계산되는 비례대표 의석은 10석입니다. 이는 원리를 보여 주는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배분에서는 의석 배분에 포함되는 정당들의 득표를 기준으로 비율을 다시 계산하고, 다른 정당의 의석과 전체 비례대표 의석 한도도 함께 따집니다.

왜 이런 방식이 생겼을까요?

지역구 선거에서는 2등 이하 후보에게 간 표가 그 선거구의 의석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전국에 지지자가 고르게 퍼져 있어도 어느 지역에서나 1위를 하지 못하면 의석을 얻기 어렵습니다. 정당 투표와 전체 의석 사이의 차이를 줄이자는 것이 연동 방식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준연동 방식이 도입됐고,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적용됐습니다. 당시에는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30석에 준연동 방식을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기존 병립 방식으로 나누는 한시적 특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준연동형은 30석에만 적용된다”는 설명은 2020년 선거를 설명할 때에만 맞습니다.

2024년 4월 제22대 총선에서는 지역구 254석, 비례대표 46석으로 총 300명을 뽑았습니다. 이때는 2020년의 30석·17석 특례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먼저 연동 방식으로 의석을 계산하고, 비례대표 의석이 남으면 정당별 득표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구조였습니다. 반대로 처음 계산한 의석의 합이 46석을 넘으면 그 한도에 맞춰 조정합니다. 따라서 ‘연동 비율 50%’를 ‘비례대표 의석의 절반만 연동한다’는 뜻으로 읽으면 계산을 잘못 이해하게 됩니다.

2024년 선거에서는 어떤 모습이 나타났을까요?

제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은 국민의미래 18석,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2석으로 배분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기록에 나온 수치입니다.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얻은 정당의 결과와 비례대표 정당의 결과를 함께 읽으려면, 선거 당시 어떤 정당이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각각 후보를 냈는지도 봐야 합니다.

2020년과 2024년에는 주요 정당들이 지역구 선거에 나서는 정당과 별도로 비례대표 선거를 위한 정당을 만들어 참여했습니다. 흔히 ‘위성정당’이라고 부르는 방식입니다. 지역구 당선자가 적은 별도 정당으로 비례대표 표를 모으면, 지역구 의석을 고려해 비례대표 의석을 계산하려던 제도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선거 결과를 볼 때 비례대표 정당의 의석만 읽지 말고, 선거 당시 정당 간 관계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도를 지지하는 쪽은 지역구에서 의석을 얻기 어려운 정당의 표도 국회 구성에 반영할 여지가 커진다고 봅니다. 비판하는 쪽은 50%만 연동하고 비례대표 의석 수도 제한적인 데다, 위성정당이 등장하면 애초 기대한 비례성 개선이 약해진다고 지적합니다. 어느 쪽 주장이든 실제 의석 배분과 정당의 후보 등록 방식을 함께 놓고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에는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의석 계산 방식과 별개로, 과거에는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는 정당의 문턱이 있었습니다. 전국 비례대표 선거에서 유효투표의 3% 이상을 얻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그래서 2024년 선거의 의석 배분을 설명할 때 이 기준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26년 1월 29일 이 의석 배분 자격을 정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에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득표한 표의 의석 반영 여부를 이 문턱으로 가르는 것이 평등선거 원칙에 어긋난다고 본 것입니다. 2026년 10월 현재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실린 조문에는 3%와 5석이라는 문구가 남아 있지만, 위헌 결정도 함께 표시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 숫자를 앞으로의 선거에 그대로 적용되는 유효한 기준처럼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읽을 때는 세 가지를 구분하면 덜 헷갈립니다. 지역구 당선자를 고려해 비례대표 의석을 계산하는 방식, 정당이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 방식, 그리고 의석 배분 자격을 둘러싼 법적 변화입니다. 같은 ‘비례대표’라는 말 아래 있어도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다음 선거의 의석 배분은 위헌 결정 이후의 입법과 선거 당시의 법을 확인하며 읽어야 합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왜 복잡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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