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제 역사는 왜 여러 번 바뀌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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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제 역사는 왜 여러 번 바뀌었을까요?

강의에서 비례대표제를 설명할 때마다 “정당에 한 표를 주는 방식은 예전에도 같았나요?”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지금은 지역구 후보에게 한 표, 정당에 한 표를 주는 일이 익숙하죠. 그런데 한국의 비례대표제 역사를 따라가면 투표 방법도, 의석을 나누는 기준도 여러 번 달라졌습니다. 이름은 같아도 유권자의 뜻을 의석에 반영하는 정도는 시기마다 달랐습니다.

비례대표제는 무엇을 비례시킬까요?

지역구 선거에서는 한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됩니다. 그 후보를 찍지 않은 표는 해당 지역구의 당선 의석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얻은 표를 기준으로 여러 의석을 나눕니다. 예를 들어 비례 의석이 100석이고 한 정당이 배분 대상 표의 20%를 얻었다면, 단순하게 계산할 때 그 정당의 몫은 20석입니다. 실제 배분에는 자격 요건과 소수점 처리 방식 등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비례대표 의석만 정당 득표율에 맞출지, 지역구 의석까지 합친 전체 의석을 고려할지가 갈립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나면 ‘병립형’과 ‘연동형’이라는 말도 조금 덜 낯설어집니다. 한국의 제도 변화는 결국 정당의 득표와 국회 의석을 얼마나 가깝게 맞출 것인가를 둘러싼 역사이기도 합니다.

1963년 전국구는 지금의 비례대표와 같았을까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사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에 비례대표제가 처음 들어온 때는 1963년 제6대 총선입니다. 당시 이름은 ‘전국구’였습니다. 11월 26일 선거에서 전체 175석 가운데 지역구 131석, 전국구 44석을 뽑았습니다. 다만 유권자는 정당에 별도로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지역구 후보에게 던진 표를 정당별로 합산해 전국구 의석 배분에 활용했습니다.

배분 방식도 지금의 감각으로 생각하는 비례성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사관의 설명을 보면, 제1당의 득표율이 50%에 못 미쳐도 전국구 의석의 절반을 제1당에 먼저 배정하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정당별 득표율을 의석에 그대로 옮기는 방식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비례대표제’라는 명칭만 보고 당시 표와 의석이 비슷한 비율로 나뉘었다고 생각하면 놓치는 대목입니다.

변화는 직선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1972년 선거법 개편으로 전국구 제도는 없어졌습니다. 이후 1973년 제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정수 219명 중 73명을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선출했습니다. 이는 정당 득표에 따라 뽑는 비례대표가 아닙니다. 1981년 제11대 총선에서 전국구가 다시 등장했지만, 여전히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가 분리된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제도의 이름보다 누가, 어떤 표를 근거로 의원을 선출했는지를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당에 직접 투표하기 시작한 때는 언제일까요?

1996년 제15대 총선부터는 정당별 유효 득표율을 기준으로 전국구 의석을 배분했습니다. 그러나 유권자 손에 쥐어진 국회의원 투표용지는 여전히 한 장이었습니다. 지역구 후보는 마음에 들지만 그 후보의 정당은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두 뜻을 따로 표시할 수 없었죠.

전환점은 2001년 7월 19일 헌법재판소 결정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지역구 후보에게 던진 한 표로 비례대표 의석까지 배분하는 방식에 위헌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후 국회의원 선거에 정당 투표가 따로 도입됐고, 2004년 4월 15일 제17대 총선부터 유권자는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에 각각 한 표씩 행사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1인 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이때 국회의원 선거에 적용된 것입니다.

두 표가 생겼다는 사실과 표가 의석으로 바뀌는 방식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4년 이후 한동안 비례 의석은 지역구 결과와 별개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눴습니다. 이를 병립형이라고 부릅니다. 가령 어떤 정당이 지역구에서 이미 많은 의석을 얻었더라도, 비례 의석 배분에서는 그 의석을 먼저 빼지 않는 방식입니다.

2020년과 2024년에는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2019년 12월 선거법 개정 뒤 치른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됐습니다. 전체 300석은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으로 나뉘었습니다. 비례 47석 중 30석에는 정당 득표율과 지역구 당선 의석을 함께 고려하는 준연동 계산을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병립형으로 배분했습니다. ‘준’이라는 말에는 지역구에서 부족한 의석을 전부 채우는 대신 일정 비율만 반영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정당의 득표율로 계산한 전체 의석 몫보다 지역구 당선 의석이 적으면, 그 차이의 일부를 비례 의석으로 보충하는 식입니다. 다만 실제 계산은 의석 배분 자격, 다른 정당의 득표, 배분 가능한 의석 수까지 반영하므로 이 예시만으로 당선 의석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2020년에는 큰 정당과 연결된 별도 비례 정당들도 등장했습니다. 지역구 의석이 없는 정당은 연동 계산에서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제도 운영의 쟁점으로 드러났습니다.

2024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에서는 지역구가 254석, 비례대표가 46석이었습니다. 2020년에 쓰였던 ‘30석은 준연동형, 17석은 병립형’이라는 한시적 구분은 적용되지 않았고, 비례 46석 전체가 준연동형 배분 대상이 됐습니다. 정당 투표를 따로 하는 1인 2표 방식은 이어졌지만, 비례 의석의 규모와 배분 규칙은 달라진 것입니다.

비례대표제를 두고는 득표율에 비해 적게 대표되는 의견을 국회에 더 담아야 한다는 주장과, 계산 방식이 복잡해질수록 유권자가 결과를 이해하기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함께 나옵니다. 둘 다 제도를 평가할 때 확인할 만한 기준입니다. 저는 선거 때 ‘비례대표제’라는 이름을 듣게 되면 먼저 비례 의석이 몇 석인지, 어느 표를 기준으로 나누는지, 지역구 결과를 계산에 넣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그 세 가지가 같은 이름 아래 달라져 온 역사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비례대표제 역사는 왜 여러 번 바뀌었을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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