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제 도입 시기는 왜 1963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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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제 도입 시기는 왜 1963년일까요?

강의에서 선거 이야기를 꺼내면 “비례대표는 정당에 따로 투표하게 된 2004년에 시작한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습니다. 지금의 투표 방식을 떠올리면 자연스러운 생각입니다. 다만 제도가 처음 생긴 때와 정당투표용지가 따로 생긴 때는 다릅니다. 한국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대표제 도입 시기는 1963년입니다.

1963년 1월에 도입되고 11월에 처음 적용됐습니다

날짜를 두 개로 기억하면 혼동이 줄어듭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기록에 따르면 1963년 1월 16일 공포된 국회의원선거법에 전국구 국회의원 제도가 담겼습니다. 그해 11월 26일 제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 적용됐고요. 앞의 날짜는 법에 제도를 도입한 시점, 뒤의 날짜는 유권자가 참여한 첫 선거일입니다.

당시 국회의원 정수는 175명이었습니다. 지역구에서 131명을 뽑고, 나머지 44명을 전국구로 배분했습니다. 비율로 보면 전체의 약 4분의 1입니다. 한국사데이터베이스의 제6대 총선 기록에도 전체 175석 가운데 전국구 44석이 표시돼 있습니다.

이 변화는 1962년 헌법 개정 이후 국회를 다시 구성하는 과정에서 이뤄졌습니다. 이전처럼 지역구 당선자만으로 국회를 채우지 않고 정당의 득표를 전국구 의석에 반영하는 통로를 만든 것입니다. 다만 ‘비례대표’라는 이름만 보고 당시에도 지금처럼 득표율에 가깝게 의석을 나눴다고 생각하면 실제 제도를 놓치게 됩니다.

처음의 전국구는 왜 지금과 달랐을까요?

비례대표제는 대체로 정당이 받은 표와 의석 사이의 차이를 줄이려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정당을 지지한 유권자가 전국에 넓게 흩어져 있다면 지역구에서는 한 명도 당선시키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정당별 득표를 의석 배분에 반영하면 그 표가 국회 구성에 이어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런데 1963년 전국구 의석 배분에는 제1당에 유리한 규칙이 있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역사관 설명에 따르면 제1당 득표율이 50%에 미치지 못해도 전국구 의석의 절반을 먼저 배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전국구라는 통로가 생겼다는 사실과 표의 비율을 충실히 반영했는지는 별개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도를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지역구만으로 국회를 구성할 때 빠질 수 있는 정치적 견해와 분야별 인물을 대표할 기회가 생겼다는 점을 듭니다. 반면 비판하는 쪽은 제1당 우대 규칙 때문에 정당 간 득표 차이보다 의석 차이가 커질 수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두 설명은 서로 다른 대목을 가리킵니다. 하나는 전국구 의석을 둔 취지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의석을 나눈 방식입니다.

2000년과 2004년에는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전국구’가 ‘비례대표’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은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기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역사관은 당시 지역구 227석, 비례대표 46석으로 총 273명을 선출했다고 기록합니다. 이름이 바뀌었지만, 이것이 비례대표제의 첫 도입은 아닙니다.

투표 방식에서 큰 전환점은 2001년 7월 19일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지역구 후보에게 던진 표를 그 후보가 속한 정당의 비례대표 지지표로 함께 간주하는 방식에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와 정당을 서로 다르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입니다.

그 뒤 2004년 4월 15일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는 지역구 후보에게 한 표, 비례대표 정당에 한 표를 각각 행사했습니다. 국회의원 총선에 1인 2표 방식이 적용된 첫 선거입니다. 이때는 지역구 243석과 비례대표 56석, 모두 299석을 뽑았습니다. 따라서 “비례대표제는 2004년에 생겼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2004년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를 위한 별도 정당투표가 시작된 해입니다.

같은 이름 아래 배분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이후에도 비례대표 의석을 어떻게 나눌지는 계속 달라졌습니다. 2020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 방식이 처음 적용됐습니다. 지역구 의석과 정당 득표 사이의 관계를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 일부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병립형 방식은 지역구 결과와 별도로 비례대표 의석을 정당 득표에 따라 나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찬성 논거는 지역구 선거 결과만으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정당 지지를 의석에 더 반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 논거는 계산 방식이 복잡해지고, 정당들이 의석 배분 규칙에 맞춰 별도의 정당을 만드는 등 제도 취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느 방식을 평가하든 선거가 치러진 연도의 법과 실제 의석 배분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비례대표제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저는 날짜 하나만 적지 않습니다. 1963년 1월 16일은 제도가 법에 들어온 날, 같은 해 11월 26일은 첫 전국구 선거일, 2004년 4월 15일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에 따로 투표하기 시작한 날입니다. 세 날짜를 나란히 놓으면 익숙한 투표용지가 어떤 변화를 거쳐 왔는지 보입니다.

비례대표제 도입 시기는 왜 1963년일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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