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기후협약 한국은 무엇을 약속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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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기후협약 한국은 무엇을 약속했을까요?

강의에서 파리기후협약을 이야기하면 “한국은 몇 퍼센트를 줄여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자주 나옵니다. 숫자 하나로 답하기 어려운 까닭은 목표 연도에 따라 감축률이 다르고, 계산에 쓰는 배출량 기준도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먼저 협약의 뜻을 짚고 한국의 약속을 연도별로 놓아보면 뉴스에 나오는 숫자가 훨씬 분명해집니다.

파리협정은 무엇을 약속한 걸까요?

흔히 파리기후협약이라고 부르는 문서의 공식 명칭은 파리협정입니다. 2015년 12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채택됐고, 2016년 11월 4일 국제적으로 발효됐습니다. 한국에는 같은 해 12월 3일부터 효력이 생겼습니다. 그보다 앞선 기후체제에서 주로 일부 선진국에 감축 의무를 뒀다면, 파리협정은 모든 당사국이 자국의 사정을 반영해 계획을 내고 이행하도록 설계됐습니다.

협정이 제시한 공동의 방향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1.5도는 어느 한 해의 한국 기온이나 여름 최고기온을 뜻하지 않습니다. 세계 평균기온의 장기적인 상승 폭을 말합니다.

국가별 계획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영어 약자로 NDC라고 부릅니다. 각국은 목표를 마련해 제출하고 유지하며, 목표 달성을 위한 국내 조치를 추진해야 합니다. 5년마다 새 목표를 내는 구조이고, 배출량과 이행 상황도 국제사회에 보고합니다. 다만 목표 수치를 조금이라도 못 맞추면 자동으로 벌금을 내는 방식은 아닙니다. 협정이 요구하는 절차와 국내에서 목표를 실현할 정책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약속은 어떤 순서로 바뀌었을까요?

한국은 2015년 처음 계획을 제출할 때 2030년 배출량을 당시 전망치보다 37%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수치라 실제 배출량이 어느 해보다 얼마나 줄어드는지 바로 읽기 어려웠습니다. 이후 목표 계산법을 바꾸고 감축 수준도 높였습니다.

  • 2015년: 2030년 예상 배출량 대비 37% 감축 계획 제출
  • 2016년 12월: 파리협정이 한국에 발효
  • 2021년 12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 목표 제출
  • 2025년 11월: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순배출량 53~61% 감축 목표 확정
  • 2025년 12월: 2035년 목표를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

2030년 목표를 숫자로 풀면, 당시 산정 기준에 따른 2018년 배출량 7억 2,760만 톤을 기준으로 2030년 목표 배출량을 4억 3,660만 톤으로 낮추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이미 이룬 감축 실적이 아니라 2030년까지 달성하려는 목표치입니다. 전력 생산, 산업 공정, 건물 난방, 수송 등 여러 분야의 변화가 합쳐져야 도달할 수 있습니다.

2035년의 53~61%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2025년 11월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2035년 목표는 하나의 숫자 대신 범위로 제시됐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새 통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2018년 순배출량 7억 4,230만 톤을 기준으로 2035년에는 53~61% 줄이는 목표입니다. 이를 배출량으로 나타내면 약 3억 4,890만~2억 8,950만 톤입니다. 같은 목표는 그해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도 제출됐습니다.

여기서 ‘순배출량’은 배출한 온실가스에서 산림 같은 흡수원이 흡수한 양을 반영한 값입니다. 2030년 목표를 설명할 때 쓰인 2018년 수치와 2035년 목표의 2018년 수치가 다른 이유도 중요합니다. 새 목표에는 더 최근의 국제 통계 지침이 적용됐고, 기준 연도와 목표 연도 모두 순배출량을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40%와 53~61%를 단순히 나란히 놓고 감축 폭이 그만큼 늘었다고 계산하면 기준 차이를 놓치게 됩니다.

정부는 53%를 목표 범위의 하한으로, 61%를 정부 지원 확대와 기술 혁신, 산업 전환이 더 진전될 때 도달할 상한으로 설명합니다. 범위 안에서 어느 수준에 이를지는 앞으로의 배출량과 정책 이행에 달려 있습니다. 숫자를 볼 때는 감축률과 함께 기준 연도, 총배출량인지 순배출량인지, 실제 실적인지 미래 목표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목표를 생활과 산업에 옮기는 과정은 어떨까요?

파리협정의 목표가 곧바로 모든 시민에게 똑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발전 방식과 전력망, 산업 공정, 건물의 에너지 사용, 자동차와 대중교통 같은 분야별 정책을 설계합니다. 일정한 규모의 배출 사업장에는 국내 배출권거래제도 적용됩니다. 배출권거래제는 기업별로 허용된 배출량을 정하고, 부족하거나 남는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감축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쪽은 설비를 늦게 바꿀수록 나중에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고, 저탄소 제품을 요구하는 시장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속도와 비용을 신중하게 따져야 한다는 쪽은 철강·석유화학처럼 공정을 바꾸기 어려운 업종의 투자 부담, 전력 공급의 안정성, 가계의 에너지 비용을 듭니다. 어느 쪽을 강조하든 목표 연도에 실제 배출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앞으로 전력망 확충과 기술 전환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감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설비 투자나 기술 적용이 늦어지면 목표와 실제 배출량 사이의 간격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파리기후협약 한국 뉴스를 읽을 때 저는 선언된 비율 다음에 연도별 배출량과 분야별 변화가 함께 제시되는지 보게 됩니다. 약속의 무게는 결국 그 숫자들이 쌓이는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파리기후협약 한국은 무엇을 약속했을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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