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G20 정상회의는 왜 다시 한국에서 열릴까요?

강의에서 2028년 G20 개최 이야기를 꺼내면 먼저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또 하는 건가요?” 한국이 개최국으로 정해진 것은 맞지만, 어느 도시에서 며칠 동안 열릴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개최가 확정된 사실과 아직 준비 중인 사항을 나눠 보면 뉴스가 한결 또렷해집니다.
한국 개최는 언제 확정됐을까요?
2025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채택된 G20 정상선언문에는 2026년 미국, 2027년 영국에 이어 2028년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외교부도 한국의 2028년 의장국 수임을 공식화하고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0년 서울 정상회의 이후 18년 만의 국내 개최입니다.
다만 2026년 10월 현재 ‘한국 개최’가 곧 ‘서울 개최’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제주와 인천을 비롯한 여러 지역이 유치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개최 도시와 정확한 회의 날짜, 정상회의에서 채택할 문안은 앞으로 정해질 사항입니다. 특정 도시 이름이 기사에 나온다면 정부의 확정 발표인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계획인지 먼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장국은 정상들이 모이는 이틀 안팎의 행사만 준비하지 않습니다. 그해의 우선 의제를 제시하고 실무회의와 장관회의를 운영하며 회원들의 의견을 조율합니다. 정상회의는 그 과정이 모이는 자리인 셈입니다. 개최 도시를 둘러싼 관심과 함께 어떤 의제를 준비하는지도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G20은 어떤 모임이고 왜 만들어졌을까요?
G20은 주요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이 함께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입니다. 현재 회원은 19개 나라와 유럽연합, 아프리카연합입니다. 이름에는 ‘20’이 남아 있지만 회원을 나라와 지역기구까지 각각 세면 21개입니다. 아프리카연합은 2023년 회원으로 합류했습니다. G20 관련 정부 안내에서는 이 회원들이 세계 국내총생산의 약 85%, 국제무역의 75% 이상,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설명합니다. 비율은 통계의 기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발은 정상회의가 아니었습니다. 1999년에는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국제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모임으로 시작했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정상들이 직접 만날 필요가 커졌고, 같은 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첫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금융시장의 충격이 무역과 고용으로 번지는 상황에서는 여러 나라의 정책을 함께 논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며 의제도 넓어졌습니다. 성장과 금융 안정 외에 무역, 개발, 에너지, 기후, 디지털 기술 등이 논의됩니다. 그렇다고 G20 회의에서 합의한 문장이 곧바로 각국의 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상선언문은 공동의 방향을 보여주지만, 실제 정책은 각국 정부와 관련 국제기구의 후속 조치를 거쳐야 합니다. 선언문에 무엇이 적혔는지와 그 뒤 무엇이 실행됐는지를 따로 봐야 합니다.
2010년 서울 회의와는 무엇이 다를까요?
2010년 11월 11~12일 서울에서 열린 회의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의 회복 방안을 논의하던 시기에 열렸습니다. 외교부가 공개한 회의 결과에는 금융규제 개혁, 국제통화기금의 지분과 운영 구조 개편, 개발 협력 등이 담겨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이 스스로 성장할 역량을 키우자는 ‘서울 개발 컨센서스’도 당시 합의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2028년의 국제경제 환경과 주요 의제는 2010년의 것을 그대로 가져올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공급망이나 인공지능 같은 주제가 한국의 관심사로 거론되더라도, 그것이 2028년 정상회의의 확정 의제라는 뜻은 아닙니다. 의장국이 제안하는 방향, 회원국 사이에서 합의되는 문안, 실제로 시행되는 정책은 각각 다른 단계입니다.
준비 과정에서 ‘셰르파’라는 말도 자주 등장합니다. 정상의 개인 대표 역할을 맡아 의제를 협의하고 정상선언문을 조율하는 고위 당국자를 가리킵니다.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가 중심이 되는 논의와 셰르파가 이끄는 논의가 함께 진행됩니다. 정상들이 회의장에 앉기 전에 이미 상당한 협의가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개최 효과는 무엇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개최에 기대를 거는 쪽은 여러 나라의 대표단과 언론이 방문하고, 한국이 주요 경제 의제를 제안할 기회를 얻는다는 점을 말합니다. 지역에서는 회의 시설과 숙박, 교통을 활용할 기회도 기대합니다. 반면 행사 운영비와 보안·교통 관리에 드는 비용, 주민의 불편, 행사가 끝난 뒤 시설의 활용 가능성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개최 자체만으로 장기적인 경제 효과가 보장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판단에 쓸 수 있는 기준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정부가 공개하는 개최 비용과 재원 분담, 예상 방문 규모의 산정 근거, 회의 뒤 시설 운영 계획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국제 협력의 성과라면 선언문에 한국이 제안한 내용이 얼마나 반영됐는지에 더해, 이후 회원국의 정책과 후속 회의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봐야 합니다.
2028 G20 정상회의 소식은 앞으로 개최지 선정과 의제 발표에 따라 여러 차례 바뀔 것입니다. 그때마다 ‘확정된 일정인가, 준비 단계의 제안인가’를 가려 읽으면 기대와 우려를 같은 기준에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제게는 어느 도시의 이름보다, 회의에서 나온 약속이 시간이 지난 뒤 어떤 행동으로 이어졌는지가 더 오래 남는 질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