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위헌 판정이 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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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대표제 위헌 판정이 났을까요?

강의에서 선거제도를 설명하다 보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났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용어가 비슷해서 헷갈리기 쉽습니다. 실제로 헌법재판소가 판단한 대상은 순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의 ‘준연동형’ 의석 배분 방식이었습니다. 2023년 7월 20일 헌법재판소는 그 방식에 대한 위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동형과 준연동형은 어떻게 다를까요?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는 지역구 후보에게 한 표, 비례대표 정당에 한 표를 던집니다. 병립형은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을 따로 계산합니다. 한 정당이 지역구에서 이미 많은 의석을 얻었더라도, 비례대표 의석은 정당투표 결과에 따라 별도로 받는 방식입니다.

연동형은 두 결과를 연결합니다. 정당투표 득표율에 비춰 한 정당이 얻을 전체 의석을 계산하고, 지역구에서 확보한 의석을 먼저 반영한 뒤 부족한 부분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우는 구상입니다. 지역구에서 당선되지 못한 후보에게 간 표가 전체 의석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문제를 줄이려는 취지입니다.

우리나라가 도입한 준연동형은 부족분 전부가 아니라 절반을 우선 계산합니다. 가령 계산의 출발점이 되는 전체 의석 300석의 10%가 30석이고, 어떤 정당이 지역구에서 10석을 얻었다고 가정해 보죠. 차이인 20석의 절반, 10석이 연동 배분을 계산할 때의 출발점입니다. 실제 배분에서는 의석 배분 대상 정당의 득표율, 다른 정당의 계산 결과, 비례대표 총의석의 한도와 반올림 규칙도 적용되므로 이 예시의 10석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도는 언제 도입됐을까요?

2019년 12월 27일 국회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고, 개정 법률은 2020년 1월 14일 공포됐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문에 따르면 처음 발의된 안은 지역구 225석과 비례대표 75석을 제안했지만, 최종 법률은 기존의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을 유지했습니다. 제도를 둘러싼 논의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2020년 4월 15일 치른 제21대 총선에는 한시적인 특례도 적용됐습니다.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30석에만 준연동형 계산을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병립형으로 배분했습니다. 당시의 ‘30석 한도’를 준연동형 제도 자체의 영구적인 규칙으로 이해하면 이후 선거를 잘못 읽게 됩니다.

2024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은 지역구 254석, 비례대표 46석으로 치러졌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자료에서도 이 의석 구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21대 총선에만 적용됐던 30석 한시 특례는 제22대 총선에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준연동형이라는 이름을 쓰더라도 어느 선거의 규칙을 말하는지 날짜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무엇을 판단했을까요?

쟁점은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2항의 의석 배분 방식이 직접선거와 평등선거의 원칙을 해치는지였습니다. 청구인들은 지역구 결과에 따라 정당투표 한 표가 비례대표 의석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고, 계산 과정에 유권자의 뜻을 바꾸는 개입이 생긴다고 주장했습니다. 위성정당을 만들면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의 연결을 피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7월 20일 해당 의석 배분 조항에 대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투표가 끝난 뒤 누군가 배분 방식을 새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계산 규칙이 법률에 미리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직접선거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평등선거 원칙에 관해서도 기존 병립형보다 득표율과 의석 사이의 비례성을 높이려는 방식이며, 위성정당이 등장했다는 사정만으로 입법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 결정의 표현을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제189조 제2항에 대한 청구는 내용까지 판단해 기각했고, 함께 제기된 다른 조항에 대한 청구는 각하했습니다. 각하는 해당 청구를 본격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모든 쟁점을 한꺼번에 ‘합헌 판정’이라고 부르면 이 차이가 사라집니다.

위헌이 아니라면 논쟁도 끝난 걸까요?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는지와 제도가 목적대로 작동하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준연동형을 지지하는 쪽은 정당 득표율과 전체 의석의 차이를 줄이고, 지역구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정당의 대표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 비판하는 쪽은 의석 계산이 복잡하고, 지역구 후보를 내는 정당과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별도 정당이 협력하면 애초에 기대한 연동 효과가 약해진다고 지적합니다.

2020년과 2024년 총선에서 위성정당이 등장한 사실은 이 논쟁을 구체적인 제도 설계 문제로 남겼습니다. 그렇다고 위성정당의 등장만으로 준연동형 조항이 위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헌법재판소가 판단한 법적 기준과 선거 결과를 평가하는 정치적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의석 배분 규칙을 고친다면 비례대표 의석의 규모, 정당투표가 의석으로 바뀌는 방식, 위성정당에 대응할 규칙을 함께 논의하게 될 겁니다. 저는 선거제도를 볼 때 이름보다 계산 규칙과 실제 적용된 선거를 먼저 확인하는 편입니다. 그래야 ‘위헌’이라는 한 단어에 가려진 판결의 범위와 제도 운영의 문제를 각각 볼 수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위헌 판정이 났을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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