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문제점은 왜 반복될까요?

강의에서 선거 이야기를 꺼내면 “정당에 투표했는데 왜 의석수는 예상과 다르죠?”라는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문제점을 이해하려면 먼저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가 의석에 반영되는 방식을 구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총선에서는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에게 한 표, 비례대표 정당에 한 표를 던집니다. 그런데 두 표의 결과를 의석으로 바꾸는 계산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연동’은 무엇을 연결한다는 뜻일까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투표에서 얻은 지지와 국회 전체 의석수를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가령 300석 국회에서 한 정당의 정당 득표율이 10%라면, 전체 의석 30석을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그 정당이 지역구에서 이미 20석을 얻었다면 부족한 의석을 비례대표에서 채우는 식입니다. 지역구 결과와 별개로 비례대표 의석만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누는 병립형과 차이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2020년 제21대 총선부터 도입한 방식의 정확한 이름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입니다. 부족한 의석을 전부 채우는 완전 연동형이 아니라, 법에 정한 계산식에서 그 차이의 절반을 반영합니다. 실제 배분에는 의석을 받을 정당의 득표율을 다시 계산하고 남은 의석을 나누는 절차도 있어, 방금 든 10% 사례만으로 당선자 수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도입 취지는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내기 어려운 정당의 표도 국회 의석에 반영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한 지역에서 1등만 당선되는 선거에서는 전국적으로 고르게 지지를 받은 정당도 지역구 의석을 거의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당 투표를 의석 배분에 연결하면 그 간격을 줄일 여지가 생깁니다.
2020년과 2024년에는 어떻게 달랐을까요?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준연동형 방식이 도입됐고, 2020년 4월 15일 제21대 총선에서 처음 적용됐습니다. 당시 국회 300석은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으로 구성됐습니다. 다만 2020년 총선에만 적용한 특례에 따라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 준연동 계산을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별도로 배분했습니다.
2024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은 구성부터 달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사에 따르면 지역구 254석, 비례대표 46석이었습니다. 2020년에 쓰인 ‘30석 한도’ 특례도 적용되지 않아 비례대표 46석 전체를 준연동 계산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두 선거 모두 준연동형이라고 부르지만, 30석 한도의 유무를 빼고 비교하면 제도 변화를 놓치게 됩니다.
이처럼 제도가 달라졌어도 총의석 중 비례대표의 몫은 작았습니다. 2024년 기준 300석 가운데 46석, 약 15.3%입니다. 지역구 254곳에서 1등에게 의석을 주는 구조가 국회 전체 의석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준연동 계산만으로 정당 득표율과 전체 의석 비율을 정확히 같게 만들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위성정당은 왜 문제로 꼽힐까요?
준연동 계산에서는 지역구 의석을 많이 얻은 정당일수록 비례대표로 채울 부족분이 작아집니다. 그런데 지역구에는 본래 정당이 후보를 내고, 비례대표에는 별도로 만든 정당이 후보를 내면 계산상 두 정당은 따로 취급됩니다. 비례대표 정당의 지역구 당선자는 없으므로 더 많은 의석을 배분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정치적으로 가까운 정당들이 제도의 계산 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실제로 2020년 총선에는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각각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에서 연결된 형태로 참여했습니다. 2024년에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참여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기록한 2024년 비례대표 당선 결과는 국민의미래 18석,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2석입니다.
이 문제를 두고 견해가 갈립니다. 비판하는 쪽은 별도 정당을 세우면 지역구 의석을 계산에 반영한다는 제도 취지가 약해지고, 유권자가 정당 사이의 관계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른 쪽은 현행 규칙에서 허용된 정당 설립과 후보 추천을 특정 정당에만 제한하기 어렵고, 상대가 같은 전략을 쓸 때 한쪽만 포기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위성정당의 등장은 확인된 사실이지만, 그 대응 방식은 별개의 논의입니다.
작은 정당의 표는 어떻게 다뤄졌을까요?
2020년과 2024년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의 3% 이상을 얻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 당선된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규정이 적용됐습니다. 일정 수준의 지지를 기준으로 의석 배분 대상을 정한 것입니다. 정당이 지나치게 많이 나뉘면 의회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가 있는 반면, 기준에 못 미친 정당에 던진 표는 의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이 기준에는 이후 중요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6년 1월 29일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전체에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당시의 3% 득표 또는 지역구 5석 요건이 작은 정당의 원내 진입을 막고 표의 가치에 차이를 만든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2024년 총선에 적용된 기준을 앞으로도 그대로 적용될 확정 규칙처럼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다음 총선에서 의석 배분 대상을 어떻게 정할지는 후속 법 개정과 적용 규칙을 확인해야 합니다.
선거제도를 볼 때 저는 한 정당에 유리한지부터 묻기보다 세 숫자를 먼저 확인합니다. 전체 의석 중 비례대표가 몇 석인지, 지역구 당선자를 비례 계산에 어떻게 반영하는지, 어느 정당까지 의석 배분에 참여하는지입니다. 2020년의 30석 한도, 2024년의 46석, 2026년의 위헌 결정은 각각 다른 질문에 관한 변화입니다. 이 구분이 있어야 같은 ‘연동형’이라는 말 아래 놓인 실제 규칙을 읽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