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는 어느 정부 때 도입됐는지 궁금하신가요?

강의실에서 최저임금 이야기를 하면 의외로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제도는 어느 정부가 만든 건가요?”라는 질문입니다. 임금 문제는 늘 현재의 정치 논쟁으로 보이기 쉽지만, 제도의 출발점은 생각보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국의 최저임금제는 법률 기준으로 보면 1986년 12월 31일 최저임금법이 제정되면서 제도화됐고, 실제 적용은 1988년 1월 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도입 정부”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답이 조금 달라집니다. 법을 만든 정부는 전두환 정부이고, 시행 첫해를 기준으로 보면 노태우 정부 출범 직전의 제도 전환기와 맞물립니다. 정확히 말하면 전두환 정부 시기에 법이 제정됐고, 1988년부터 사업장에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가장 깔끔합니다.
최저임금제는 어떤 제도인가요?
최저임금제는 국가가 임금의 가장 낮은 선을 정해, 사용자가 그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임금 수준을 모두 국가가 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일정 기준 아래로 내려가는 임금 계약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장치입니다.
노동시장에서는 임금이 사용자와 노동자의 계약으로 정해집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교섭력이 같지 않습니다. 특히 저임금 노동자, 청년, 고령자, 단순노무직, 영세 사업장 노동자는 임금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기 쉽습니다. 최저임금제는 이런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기준입니다.
한국 헌법도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두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제는 그 원칙을 임금 영역에서 구체화한 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최저임금이 높아질수록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반면, 영세 사업주에게는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결정 과정에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 차이가 크게 나타납니다.
법은 전두환 정부 때 만들어졌습니다
한국에서 최저임금법은 1986년 12월 31일 제정됐습니다. 당시 정부는 전두환 정부였습니다. 이 법은 바로 전국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도 시행을 준비한 뒤 1988년 1월 1일부터 적용이 시작됐습니다.
처음부터 지금처럼 모든 업종과 모든 규모의 사업장에 적용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초기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제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적용됐습니다. 당시 적용 대상은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 제조업으로 출발했습니다. 지금의 최저임금제와 비교하면 매우 좁은 범위였습니다.
1988년에 적용된 첫 최저임금은 업종별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시간급 기준으로 462.50원과 487.50원이 적용됐습니다. 지금은 전국 단일 최저임금이 익숙하지만, 초창기에는 업종별 차등 적용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이후 제도는 적용 범위를 넓히고 결정 절차를 정비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자주 혼동이 생깁니다. “1988년에 시행됐으니 노태우 정부가 도입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하지만 법률 제정일을 기준으로 하면 전두환 정부가 맞습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 효력이 발생한 시점은 1988년이므로, 제도 운영의 출발은 제6공화국 초기와 이어져 있다고 설명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왜 1980년대 후반에 도입됐을까요?
1980년대 후반 한국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수출 제조업이 커졌고, 도시 노동자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성장의 속도만큼 노동 조건이 균형 있게 개선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은 당시 산업 현장에서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1987년은 한국 사회에서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6월 민주항쟁 이후 정치적 민주화가 진행됐고, 같은 해 여름에는 노동자 대투쟁이 이어졌습니다. 노동조합 활동과 임금 인상 요구가 크게 분출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노동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졌습니다.
최저임금법 제정은 이런 사회 변화와 분리해서 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정부가 노동자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기보다는, 산업화가 일정 단계에 이른 상황에서 저임금 문제를 제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커졌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국제적으로도 최저임금제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었고, 한국 역시 노동시장 제도를 갖춰야 하는 시기에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 제도를 단순히 “노동자를 위한 제도”라고만 말하면 절반만 본 것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지나친 저임금 경쟁을 줄이고, 임금 갈등을 제도 안에서 조정하려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기준이 생기면 임금 경쟁의 바닥선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기준이 어느 수준이어야 하는지는 지금까지도 매년 논쟁이 됩니다.
최저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현재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는 방식으로 정해집니다. 위원회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으로 구성됩니다. 노동계는 생활비와 소득 보장을 강조하고, 경영계는 지불 능력과 고용 영향을 강조합니다. 공익위원은 양쪽 주장을 조정하며 심의에 참여합니다.
법은 최저임금을 정할 때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도록 두고 있습니다. 말은 간단하지만 실제 판단은 복잡합니다. 물가가 오르면 노동자는 실질임금 하락을 걱정합니다. 반대로 경기 둔화나 매출 감소가 심한 업종에서는 사업주가 인건비 부담을 말합니다.
최저임금은 1년에 한 번 정해지고, 보통 다음 해 1월 1일부터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2025년 적용 최저임금은 시간급 10,030원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은 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었습니다. 첫 시행 당시 시간급 400원대였던 점을 떠올리면, 물가와 임금 구조, 산업 규모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함께 보입니다.
- 법 제정: 1986년 12월 31일
- 첫 시행: 1988년 1월 1일
- 제정 당시 정부: 전두환 정부
- 초기 적용 대상: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 제조업 중심
- 첫 최저임금: 시간급 462.50원, 487.50원
찬반 논쟁은 어디에서 갈라지나요?
최저임금 인상을 찬성하는 쪽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 임금 격차 완화, 소비 여력 확대를 말합니다. 특히 최저임금 노동자는 소득 대부분을 생활비로 쓰기 때문에 임금 인상이 내수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임금의 최소 기준이 높아지면 불공정한 저임금 경쟁을 줄일 수 있다는 논거도 있습니다.
반대하거나 신중해야 한다는 쪽은 영세 사업장의 부담, 고용 축소 가능성, 업종별 지불 능력 차이를 강조합니다. 같은 최저임금이라도 대기업 협력업체, 편의점, 음식점, 돌봄 서비스, 농어촌 사업장의 체감은 다를 수 있습니다. 매출이 충분히 늘지 않은 상태에서 인건비만 오르면 근로시간 단축이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사실 두 주장 모두 현실의 일부를 붙잡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너무 낮으면 제도의 의미가 약해지고, 너무 빠르게 오르면 일부 사업장에는 충격이 됩니다. 그래서 논쟁의 중심은 “올릴 것이냐 말 것이냐”보다 “어느 속도로, 어떤 보완책과 함께 조정할 것이냐”에 가깝습니다.
최저임금제를 볼 때는 어느 정부가 만들었는지를 아는 것에서 출발하면 좋습니다. 전두환 정부 때 법이 만들어졌고, 1988년부터 시행됐다는 사실은 제도의 출생 기록입니다. 그 다음에는 왜 그 시기에 필요해졌는지, 지금은 어떤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까지 이어서 봐야 합니다. 제도는 만들어진 날짜보다 운영되는 방식에서 더 많은 의미를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