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이사회는 왜 거부권에 막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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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이사회는 왜 거부권에 막힐까요?

뉴스를 읽다가 ‘유엔 안보리 표결’이라는 말에서 잠시 멈추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나라들이 모여 표를 던진다는 건 알겠는데, 14개국이 찬성해도 한 나라의 반대로 안건이 무산될 수 있다니 선뜻 이해하기 어렵지요. 그 이유는 안보리의 역할과 표결 규칙을 함께 봐야 드러납니다.

이사회라는 말은 왜 붙을까요?

유엔 안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줄인 말입니다. 여기에 ‘이사회’를 다시 붙인 유엔 안보리 이사회라는 표현은 뜻이 겹칩니다. 공식 명칭은 안전보장이사회, 영문 약칭은 안보리입니다. 유엔 헌장 제24조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할 일차적 책임을 이 기구에 맡깁니다.

유엔 총회에는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지만, 안보리의 의석은 15개입니다. 총회가 폭넓은 의견을 모으는 자리라면 안보리는 전쟁과 분쟁에 관한 조치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분쟁 당사국에 대화를 촉구하거나 중재를 지원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제재나 평화유지 활동도 다룹니다.

유엔 헌장 제25조에 따르면 회원국은 헌장에 따른 안보리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이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다만 안보리 문서에 적힌 모든 문장이 같은 무게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권고인지, 회원국에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결정인지는 결의의 문구와 근거 조항을 읽어야 알 수 있습니다.

15개국은 어떻게 자리를 나눌까요?

1945년 유엔이 출범할 때 안보리는 11개국으로 구성됐습니다. 상임이사국 5개국과 비상임이사국 6개국이었지요. 회원국이 늘어나면서 지역을 더 폭넓게 대표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습니다. 유엔 총회는 1963년 12월 17일 의석 확대를 위한 헌장 개정안을 채택했고, 개정안은 1965년 8월 31일 발효됐습니다. 이후 의석은 15개, 가결에 필요한 찬성표는 7표에서 9표가 됐습니다.

현재 상임이사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입니다. 나머지 10개 의석은 총회가 선출하는 비상임이사국이 맡으며 임기는 2년입니다. 한 해에 다섯 나라씩 교체되므로 구성도 계속 달라집니다. 한국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비상임이사국으로 참여했습니다.

2026년 기준 비상임이사국은 바레인, 콜롬비아, 콩고민주공화국, 덴마크, 그리스, 라트비아, 라이베리아, 파키스탄, 파나마, 소말리아입니다. 이 가운데 임기가 2026년에 끝나는 나라도 있고 2027년에 끝나는 나라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기사에서 본 ‘안보리 이사국’ 명단을 현재 명단처럼 읽으면 혼동하기 쉽습니다.

비상임이사국도 표결에서는 한 나라당 한 표를 행사합니다. 안보리 의장이 되는 순서도 상임이사국에만 돌아가지 않습니다. 의장직은 이사국 사이에서 매달 돌아가며, 회의 진행을 맡는다고 해서 추가 표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표결과 거부권은 어떻게 작동할까요?

안보리 15개국은 각각 한 표를 가집니다. 회의 운영 같은 절차 사항은 9개국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됩니다. 실질 사항도 찬성 9표가 필요하지만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상임이사국 다섯 나라 가운데 한 나라라도 반대표를 던지면 채택되지 않습니다. 흔히 말하는 ‘거부권’입니다.

여기서 기권과 반대는 다릅니다. 상임이사국이 기권하더라도 찬성표가 9표 이상이면 실질 사항을 채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상임이사국이 찬성해도 전체 찬성표가 8표에 그치면 채택되지 않습니다. 뉴스를 볼 때 ‘상임이사국이 어떻게 투표했나’와 ‘찬성이 몇 표였나’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 표결을 보면 차이가 선명합니다. 2022년 2월 25일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결의안 초안에는 11개국이 찬성하고 3개국이 기권했습니다. 그러나 상임이사국 러시아가 반대해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2024년 3월 25일 가자지구의 라마단 기간 즉각 휴전을 요구한 결의 2728호는 14개국이 찬성하고 미국이 기권해 채택됐습니다. 두 사례 모두 찬성표는 9표를 넘었지만, 상임이사국의 반대와 기권이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결의가 통과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결의가 채택되면 먼저 무엇을 요구했는지 봐야 합니다. 휴전을 촉구하는 문구와 무기 금수나 자산 동결을 결정하는 문구는 대상도 이행 방식도 다릅니다. 유엔 헌장 제7장은 무력을 쓰지 않는 조치와, 그것으로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규정합니다. 그렇다고 결의가 통과된 순간 현장의 충돌이 자동으로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들의 행동과 회원국들의 이행이 뒤따라야 합니다.

거부권을 둘러싼 논쟁도 이 지점에서 이어집니다. 상임이사국이 수용할 수 없는 강제 조치를 막는 장치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반면 분쟁 당사자이거나 이해관계가 큰 상임이사국이 반대하면 다수의 찬성이 있어도 행동이 막힌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2022년 유엔 총회는 거부권이 행사되면 원칙적으로 10근무일 안에 그 사안을 토론하는 절차를 마련했습니다. 거부권 자체를 없앤 조치는 아니지만, 행사 이유를 공개적으로 논의할 자리는 생긴 셈입니다.

2024년 유엔 회원국들이 채택한 ‘미래를 위한 협약’에는 안보리의 대표성을 높이고 거부권의 범위와 사용을 논의하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의석을 어떻게 늘릴지, 새 의석에 어떤 권한을 줄지는 아직 협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그래서 안보리 뉴스를 읽을 때는 채택 여부 한 줄에서 멈추지 않고 표결 숫자, 반대와 기권의 주체, 결의가 요구한 행동까지 나란히 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유엔 안보리 이사회는 왜 거부권에 막힐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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