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폭행 학부모 역고소, 어디까지가 확인된 사실일까요?

얼마 전 강의가 끝난 뒤 한 수강생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교사가 맞았다는 기사도 충격인데, 학부모가 오히려 교사를 고소했다면 대체 법은 누구를 보호하는 거냐고요. 이럴 때는 감정이 먼저 움직이기 쉽습니다. 그런데 사건을 읽을 때는 세 가지를 분리해야 합니다. 폭행으로 알려진 행위, 학부모의 아동학대 고소, 그리고 교권보호위원회 절차입니다.
사건은 어떤 순서로 알려졌나
2026년 9월 17일 충북교육청과 해당 학교 관계자 설명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 학부모가 담임 교사와 교감 등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냈습니다. 앞서 2026년 9월 2일에는 이 학생이 60대 기간제 교사를 발로 차고 머리와 얼굴을 때리며 머리채를 잡아당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말리던 교감, 학생부장, 교장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교육 당국이 파악한 내용입니다.
- 2026년 9월 1일: 해당 기간제 교사가 처음 출근한 날로 알려짐
- 2026년 9월 2일: 재시험 안내 과정에서 교사 폭행 사안 발생
- 2026년 9월 17일: 학부모의 아동학대 고소 사실 보도
- 2026년 9월 23일: 청주교육지원청 교권보호위원회 심의 예정
현재 학생은 출석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경찰 수사와 교권보호위원회 심의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 단정할 수 있는 것은 폭행 장면이 알려졌고, 학교 측 관계자들이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으며, 교육지원청 절차가 예정돼 있다는 정도입니다.
역고소라는 말은 왜 조심해서 읽어야 할까
역고소는 법률 조문에 적힌 표현이라기보다 언론과 일상에서 쓰는 말입니다. 한쪽이 피해를 주장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뒤, 상대편도 별도의 혐의로 고소하는 상황을 보통 이렇게 부릅니다. 중요한 점은 고소가 곧 혐의 인정은 아니라는 겁니다. 고소장은 수사해 달라는 문서이고, 수사기관은 고소 내용이 사실인지, 법률상 범죄 구성요건에 맞는지 따져야 합니다.
학부모 측이 아동학대를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특히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주장은 학교 사건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반대로 학교 측은 교사의 지도 행위가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이 두 주장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고, 어느 쪽이 맞는지는 영상, 진단서, 당시 학생 발언, 목격자 진술, 학교의 기존 지도 기록 같은 자료로 판단됩니다.
또 하나 구분할 말이 있습니다. 고소와 무고는 다릅니다. 무고죄는 단순히 상대가 억울해한다고 성립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에게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봅니다. 그러니 어떤 고소가 무고인지 아닌지는 허위성, 고의, 신고 내용의 구체성까지 따져야 합니다.
교권 침해 절차와 아동학대 수사는 따로 움직인다
교권보호위원회는 형사재판을 대신하는 기구가 아닙니다. 교육활동 침해가 있었는지,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어떤 교육적 조치가 필요한지, 피해 교원 보호조치는 어떻게 할지 심의하는 절차입니다. 2024년 3월 28일부터는 기존 학교 단위 교권보호위원회가 지역 교육지원청 중심의 지역교권보호위원회로 옮겨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학교 안에서만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을 밖의 절차로 옮긴 셈입니다.
교원지위법 체계에서는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게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같은 조치가 가능합니다. 의무교육 단계에서는 퇴학 처분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호자에게도 사과 및 재발 방지 서약, 특별교육 같은 조치가 내려질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 수사는 별도로 진행됩니다. 다만 2023년 교권 보호 4법 이후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보호 장치가 강화됐습니다. 교육부 안내에 따르면 아동학대 조사·수사 과정에서 교육지원청은 신고 내용을 공유받고, 교육청은 정당한 생활지도 여부에 대한 의견을 7일 이내 제출하며, 수사기관은 그 의견을 의무적으로 참고합니다. 이것이 교사에게 자동 면책을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신 수업과 생활지도라는 학교 맥락을 빼고 판단하지 말라는 장치로 봐야 합니다.
숫자로 보면 왜 민감해졌을까
교육부가 2025년 5월 발표한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를 보면,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4,234건이었습니다. 그중 3,925건, 비율로는 93%가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됐습니다. 2023학년도 5,050건보다는 줄었지만, 2022년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학생에 의한 침해 유형에서는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해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한 경우가 32.4%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모욕·명예훼손 26.0%, 상해·폭행 13.3% 순이었습니다. 보호자 등에 의한 침해에서는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반복적·부당 간섭이 24.4%, 모욕·명예훼손이 13.0%, 공무 및 업무방해가 9.3%, 협박이 6.5%, 상해·폭행이 3.5%였습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것은 단순합니다. 학교 안 갈등이 예전보다 쉽게 법적 절차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녀 지도에 대한 불만이 아동학대 신고, 민원, 교권보호위원회, 경찰 수사로 이어지는 일이 드물지 않게 된 겁니다. 교사 입장에서는 수업 중 한 말과 행동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커졌고,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부당한 지도를 받았다고 느낄 때 공식 절차를 찾게 됩니다.
양쪽 주장을 나눠 보아야 하는 이유
이 사건에서 폭행 장면이 있었다는 보도는 매우 무겁습니다. 교사가 교육활동 중 신체적 공격을 받았다면 교실의 안전과 다른 학생의 학습권까지 흔들립니다. 학생에게 정서적 어려움이 있었다는 사정이 폭행 사실을 사라지게 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치료와 지원은 별도로 논의하더라도, 현장에서 교사와 다른 학생이 안전해야 한다는 기준은 흔들리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동학대 주장을 처음부터 없는 말로 취급할 수도 없습니다. 고소가 접수된 이상 수사기관은 교사의 언행, 지도 방식, 당시 상황, 학생의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교육활동 중 이루어진 생활지도였는지, 과도한 말이나 행동이 있었는지, 학부모 주장이 객관 자료와 맞는지는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제가 강의에서 자주 강조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먼저 시간표를 세우고, 그다음 행위를 나누고, 법적 의미를 붙이는 방식입니다. 누가 먼저 화를 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 어떤 말과 행동이 있었고, 그것이 어떤 증거로 확인되는가입니다. 학교 사건은 감정의 밀도가 높아서 이 순서를 놓치면 금방 진영의 말싸움으로 바뀝니다.
이 사안을 보며 남는 생각
교사 폭행 학부모 역고소라는 표현은 클릭을 부르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쟁점은 더 건조합니다. 학생의 폭행이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는지, 교사의 지도는 정당한 범위였는지, 학부모의 고소 내용은 사실에 부합하는지, 학교와 교육청은 피해 교원 보호와 학생 지원을 동시에 했는지입니다.
학교는 아이를 가르치는 곳이지, 교사가 맞아도 참고 넘기는 곳은 아닙니다. 동시에 학교는 아이의 어려움을 처벌 언어만으로 밀어내는 곳도 아닙니다. 법과 제도가 해야 할 일은 어느 한쪽을 먼저 편드는 것이 아니라, 안전과 교육이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사실을 정확히 가르는 일입니다. 이번 사건도 그 기준에서 차분하게 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