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의달인 경찰, 공식 직함처럼 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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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의달인 경찰, 공식 직함처럼 봐도 될까요?

얼마 전 강의가 끝난 뒤 한 수강생이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주며 물었습니다. ‘수사의달인 경찰’이라는 표현이 뉴스 제목에 자꾸 보이는데, 경찰 안에 실제로 그런 자격이나 계급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이런 표현은 눈에 잘 들어옵니다. 그런데 제도 용어로 보면 조금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수사의달인 경찰은 공식 계급이 아닙니다

먼저 용어부터 분리해야 합니다. ‘수사의 달인’은 대체로 언론이 특정 경찰관이나 전직 경찰관의 경력, 사건 해결 경험, 전문성을 강조할 때 붙이는 별칭에 가깝습니다. 경찰 계급표에 그런 명칭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경찰 내부에는 이 표현과 연결해서 볼 만한 제도가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되는 ‘전문수사관 운영규칙’에 따르면 전문수사관은 경찰청장이 인증합니다. 평가와 인증 관련 업무는 경찰수사연수원이 맡을 수 있습니다. 분야도 나뉩니다. 강력범죄수사, 지능경제범죄수사, 과학수사, 사이버수사처럼 사건의 성격에 따라 필요한 지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문수사관은 해당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수사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더 높은 단계로는 ‘전문수사관 마스터’가 있습니다. 이 단계는 전문수사관으로 인증받은 뒤 5년이 지나고, 근무실적과 교육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붙습니다. 그러니 일상어로 ‘달인’이라고 부를 수는 있어도, 제도적으로는 ‘전문수사관’이나 ‘마스터’라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왜 경찰 수사 전문성이 더 중요해졌을까요?

이 문제는 2021년 이후 더 자주 거론됐습니다. 2021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체계가 시행됐고, 경찰청에는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했습니다. 이 변화로 경찰은 많은 사건에서 1차 수사를 진행하고, 일정한 경우 송치 여부까지 판단하는 책임을 맡게 됐습니다.

이전에도 경찰 수사는 중요했습니다. 다만 제도 변화 뒤에는 ‘잘 수사했느냐’가 단순한 업무 능력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와 바로 연결되는 문제가 됐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증거가 제대로 모였는지, 피의자 입장에서는 방어권이 지켜졌는지, 사회 전체로는 수사기관의 판단이 검증 가능한 기록 위에 놓였는지가 중요합니다.

정부업무평가 공개 자료에는 2022년 경찰이 전문수사관을 5,043건, 4,292명 인증했다는 수치가 나옵니다. 같은 자료에는 책임수사관 178명 선발, 수사 분야 인력 696명 증원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경찰 조직이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분명합니다. 근데 숫자가 곧 신뢰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신뢰는 사건 하나하나에서 절차와 설명으로 쌓입니다.

‘달인’이라는 말이 가릴 수 있는 것들

수사 경험이 많은 경찰관은 분명 필요합니다. 보이스피싱 자금 흐름, 디지털 포렌식, 폐쇄회로 영상 분석, 혈흔 형태, 금융계좌 추적 같은 영역은 짧은 교육만으로 다루기 어렵습니다. 범죄 수법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수사관도 계속 훈련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달인’이라는 표현은 때때로 문제를 단순하게 만듭니다. 어떤 사람이 유능한 수사관이었다는 사실과 그 사람이 언제나 적법하게 행동한다는 명제는 서로 다릅니다. 전직 경찰관이거나 과거에 우수 수사관으로 소개된 사람이 별도 사건의 당사자가 됐을 때도 기준은 같습니다. 행위가 무엇이었는지, 증거가 무엇인지, 절차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 전문성은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는 데 필요합니다.
  • 절차 통제는 전문성이 권한 남용으로 흐르지 않게 하는 장치입니다.
  • 언론의 별칭은 사실관계를 이해하는 보조 정보일 뿐, 법적 판단의 기준은 아닙니다.

시민이 봐야 할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뉴스에서 ‘수사의달인 경찰’이라는 표현을 만났다면 인물의 명성보다 세 가지를 먼저 보면 좋습니다. 첫째, 독립된 증거가 있는지입니다. 진술만 있는 사건인지, 영상·계좌·통신·감정자료 같은 객관 자료가 함께 있는지에 따라 판단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둘째, 절차가 적법했는지입니다. 압수수색 영장, 임의제출, 피의자 조사, 참고인 조사, 디지털 증거 보관 과정은 모두 나중에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수사는 결과만 맞히는 일이 아닙니다. 맞는 절차로 사실에 접근하는 일입니다.

셋째, 통제 장치가 작동했는지입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는 고소인 등 일정한 당사자가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수사 과정의 적정성을 따지는 심의 절차도 존재합니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법원의 영장 심사, 변호인의 조력도 각각 다른 자리에서 수사를 점검합니다. 완벽한 장치는 없지만, 여러 장치가 겹쳐 있을 때 오류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좋은 수사관은 ‘유명한 사람’보다 ‘검증되는 사람’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달인’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듣기에는 쉽지만, 수사를 개인기처럼 보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실제 수사는 감각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사건 기록, 증거 목록, 법률 요건, 피해자 보호, 피의자 방어권, 상급자의 검토가 함께 맞물립니다.

경찰 수사의 전문화는 필요합니다. 동시에 그 전문성이 시민에게 설명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수사관이 유명했는지보다 어떤 증거로 판단했는지,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오류가 발견됐을 때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수사의 권위는 별칭에서 나오지 않고, 나중에 읽어도 납득되는 기록에서 나옵니다.

수사의달인 경찰, 공식 직함처럼 봐도 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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